대구의 밤은 겉으로 보기보다 넓고 깊다. 직장인 야근 뒤 허기진 배를 달랠 메뉴, 낯선 동네의 골목 술집, 마지막 잔을 깔끔하게 정리해 줄 카페까지, 발걸음을 어디로 옮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밤이 된다. 특히 오피스 밀집지역(반월당, 동성로, 수성구 범어·삼덕 일대)에서 업무를 마치고 이동하는 흐름을 따라가면 동선이 자연스럽다. 불필요하게 돌아다니지 않고, 교통과 영업시간, 분위기까지 맞춰보며 짠 루트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목적은 단순하다. 덜 헤매고, 더 맛있고, 적당히 취하고, 무리 없이 귀가하는 것.
아래 루트는 수요일과 금요일 기준으로 테스트한 동선들이다. 월요일 휴무가 많은 골목 상권 특성상, 주초에는 대체지를 함께 표기했다. 예약이 필요한 곳은 그 이유와 함께 대안도 곁들였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루트여도 과음보다는 리듬을 권한다. 한두 잔에 집중하고, 다음 장소에서 다른 무드를 만나는 식으로 톤을 달리하면 지루하지 않다.
1. 반월당 - 삼덕의 미세 조정 루트: 적당히 먹고, 적당히 마시고, 깔끔하게
퇴근을 반월당에서 마친 날, 이동 범위를 최소화하고 싶을 때 쓰는 동선이다. 첫 끼를 과하지 않게 시작하고, 삼덕동 골목으로 슬며시 옮겨 조용한 잔을 더한다. 마지막은 산미 좋은 커피로 마무리.
반월당역 12번 출구에서 5분 남짓 걸으면 1차로 쓰기 좋은 일본 가정식 집들이 모여 있다. 고등어구이 정식이나 미소니코미 스타일의 따끈한 메뉴가 든든하다. 술은 아직 이르니 보리차로 속을 달랜 뒤, 삼덕동 쪽으로 10분만 옮겨가면 포도나무가 얽힌 낮은 간판의 작은 자연와인 바가 나온다. 병으로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잔으로 하루의 테마를 정하듯 가볍게 고른다. 오렌지 와인 한 잔, 샤르도네 한 대구 스파 잔이면 충분하다. 여기의 장점은 음악이 대화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 동행과 말을 나누기 좋은 볼륨이다. 간단한 타파스류, 제철 과일을 곁들이면 밤이 너무 빨리 흐르지 않는다.
마지막은 커피로 쉬어간다. 삼덕동에는 밤 11시 전후까지 불을 켜는 로스터리 카페가 몇 군데 있다. 싱글 오리진을 에어로프레스로 추출해주는 곳이 특히 인상적이다. 바리스타에게 과하지 않은 산미를 부탁하면 케냐 AA 대신 에티오피아 내추럴 같은 쪽으로 안내해준다. 이 한 잔이 마지막 술자리를 다음 날 후회하지 않게 만든다. 귀가는 반월당으로 되돌아가도 되고, 2·3호선을 타려면 동대구 방면 버스가 더 편하다.
실전 팁 하나. 금요일 밤엔 삼덕동 주차가 특히 스트레스다. 차를 가져왔다면 반월당역 인근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들어가는 편이 더 빠르다.
2. 동성로 클래식 루트: 오래된 번화가의 장점만 취하기
동성로는 번화가의 표준 같은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선택지가 넓다. 그만큼 실패 확률도 있다. 소음과 웨이팅을 피하려면 타이밍과 위치가 중요하다.
동성로 1차는 라멘이나 돈부리처럼 조리 시간이 짧은 메뉴가 좋다. 웨이팅이 있어도 회전이 빨라 20분 내외로 입장하는 편이다. 수요가 몰리는 금요일에는 브레이크 타임 마감 직후를 노리면 비교적 수월하다. 밥을 해결했다면 포장마차식 막걸리집은 이번엔 피한다. 초입의 소음이 과하다. 대신 경북대학교병원 방향으로 10분만 벗어나면 낡은 건물 2층에 숨은 싱글 몰트 위스키 바가 있다. 12년급 상위 라인업을 합리적으로 내는 편이라 가성비가 좋다. 거대한 셀렉션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스페이사이드와 하이랜드의 밸런스를 잘 잡았다. 하이볼은 과한 탄산을 쓰지 않아 식사 후에도 부담이 덜하다.
여기서 끝내도 되지만, 동성로의 강점은 디저트 동선이다. 늦게까지 여는 베이크숍이 몇 군데 있다. 바삭하게 구운 크루아상이나 다쿠아즈를 포장해 귀가길에 들고 가면 다음 날 아침까지 연결되는 만족이 생긴다. 과음 대신 달콤함으로 톤다운하는 방식이 의외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동성로의 변수는 길거리 공연과 행사다. 주말 저녁엔 광장 쪽 소음이 크게 올라가는데, 이럴 땐 파생 골목으로 2블록만 이동하면 분위기가 바뀐다. 같은 동성로라도, 큰길과 골목길의 밀도 차이는 확실하다.
3. 수성못 - 범어의 여유 루트: 호수 바람, 산뜻한 술, 그리고 품위 있는 귀가
수성못은 계절감이 선명한 장소다. 초여름부터 가을 초입까지 호수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시작하면 그날 밤의 호흡이 차분해진다. 30분만 천천히 걸어도 체온이 내려가니 강한 술을 바로 들이킬 이유가 사라진다. 호수 근처의 이자카야는 외부 좌석을 열어두는 날이 있는데, 생선회와 가벼운 사시미 모둠을 한두 점씩 맛보며 생맥주를 천천히 비우면 충분하다. 과하지 않은 기름기 덕에 다음 장소로 건너갈 때도 깔끔하다.
두 번째는 범어동 주택가 쪽 와인숍 겸 바. 이 동네는 공무원과 직장인 수요 덕에 품이 있다. 오픈 냉장고에서 냉침한 화이트나 로제의 하루치 오픈 병을 잔으로 판다. 보틀을 열고 싶다면 스파클링을 추천한다. 넷이서 한 병을 30분 안에 끝낼 수 있다면 탄산이 죽지 않아서 좋다. 안주는 과감히 가볍게. 올리브와 견과, 숙성 치즈 정도면 충분하다. 지나치게 짠 안주는 다음 날 붓기를 부른다.
마무리는 수성못의 카페 거리에서 차로 바꾸자. 허브티나 라떼로 온도를 낮추면 귀가 길이 편안하다. 택시가 필요한 시간대에는 수성못 로터리에서 잡는 것보다 범어역 근처로 이동해 호출하는 편이 응답률이 높다. 이 루트의 미덕은 처음부터 끝까지 큰 소음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 대화를 위해 모일 때 특히 잘 맞는다.
겨울철엔 변형을 권한다. 바람이 매서운 날엔 호수 산책을 생략하고, 바로 범어동 실내 바에서 시작하되 따뜻한 사케를 첫 잔으로 선택한다. 체온을 올리고 나면 술의 속도가 안정된다.
4. 칠성시장 - 북성로의 레트로 루트: 기름 냄새, 네온사인, 그리고 진한 한 잔
시장과 공업 골목이 주는 질감은 또 다르다. 칠성시장에서 1차를 하면 속도감이 생긴다. 전통시장답게 선택지가 넓은데, 늦은 저녁에는 닫는 집이 많다. 오후 8시 이전에 도착해야 안전하다. 빈대떡, 순대, 곱창전골 같은 기름진 메뉴로 출발하면 체력이 올라간다. 탁주 한 주전자에 김치전 한 장이면 네 명이 맛보기로 충분하다. 다만 여기서 과하게 마시면 다음 동선의 재미를 잃는다.
북성로는 오래된 공구상과 카페, 바가 뒤섞인 곳이다. 간판 없이 문패만 달아둔 칵테일 바가 여럿이고, 그중 일부는 10석 내외다. 예약은 필수에 가깝지만, 일찍 움직이면 웨이팅으로도 들어간다. 이 동네 바의 특징은 메뉴판보다 바텐더의 대화가 먼저라는 것. 오늘 먹은 걸 묻고, 어떤 향을 원하는지 확인한 뒤 맞춤형으로 한 잔을 만든다. 블렌디드 스카치 베이스에 허브 리큐어를 얹거나, 아마로의 쌉쌀함을 살짝 올려 시장의 느끼함을 정리해주는 방식이 좋다. 유자나 산초를 활용한 지역성 있는 가니시가 등장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땐 굳이 설명을 묻지 말고 향부터 맡아보자. 대구의 밤이 갑자기 입 안에서 살아난다.
북성로는 사진 찍기에도 매력적이다. 철문에 반사된 네온, 좁은 골목의 따스한 조명은 인스타그램에서 과장해 보이는 게 아니다. 다만 삼각대는 피하자. 발길이 잦은 골목에서 삼각대는 쉽게 민폐가 된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으로 충분하다. 셔터를 빠르게 끊고, 인물보다 배경의 질감을 살리면 이 동네의 공기가 담긴다.
귀가 팁. 늦은 시간 택시는 북성로 대로변에서 잡는 것보다 조금 걸어 나와 중앙로역 근처에서 호출하면 잡히는 속도가 빠르다. 버스는 배차 간격이 늘어나니 마지막 잔을 천천히 마시는 대신, 교통 앱을 확인하고 나가자.
5. 동대구 - 신세계·수성구 연결 루트: KTX 타고 들어와도 바로 쓰는 시간표
출장을 마치고 동대구역에 내리는 밤, 집으로 직행하기 아쉬운 날이 있다. 시간을 길게 쓰지 않고도 만족도를 높이는 루트가 필요하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의 식음 시설을 1차로 쓰면 동선이 깔끔하다. 지하 식당가의 국수나 돈가스처럼 빠르게 나오는 메뉴로 속을 달랜 뒤, 백화점 외부 테라스 숍에서 가벼운 라거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날이 좋을 때만 추천한다. 바람이 강하면 실내로 들어가자.
이후 2호선을 타고 수성구 방향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범어역이나 수성구청역 근처에는 큰소리로 떠들지 않아도 편한 와인 바들이 있다. 오픈 주방에서 직접 굽는 플랫브레드에 생바질과 리코타를 올려주는 집은 허기를 달래고도 부담이 없다. 근처에 스페셜티 커피 바가 여럿 있으니 마지막 컵도 안정적이다. 이 루트는 일행이 캐리어를 끌고 있을 때도 실용적이다. 플랫폼에서 엘리베이터 접근이 좋고, 가게 간 이동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늦은 밤까지 남는다면, 마지막으로 대로변의 대형 노래주점을 선택하기보다 작은 라이브바를 추천한다. 대구는 의외로 어쿠스틱 공연 퀄리티가 높다. 2~3곡 듣고 나와도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귀가는 택시 호출이 잘 되는 수성구청 사거리 쪽에서 마무리하면 차를 잡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루트 선택 기준: 무엇을 먼저 정할 것인가
여행지든 생활 동선이든, 좋은 밤은 선택의 결과다. 대구에서 실패 확률을 낮추려면 몇 가지 기준을 먼저 세우면 좋다.
- 그룹의 최대 성향을 정한다. 술 중심인지, 식사 중심인지, 대화 중심인지. 이 셋은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우선순위를 정하면 루트가 흔들리지 않는다. 이동 거리의 상한을 잡는다. 걸어서 15분, 대중교통 2정거장 등 물리적 한계를 정해두면 불필요한 논쟁이 줄어든다. 첫 잔의 도수를 낮춘다. 생맥주나 하이볼로 시작하면 총량을 줄여도 만족감이 높다. 높은 도수는 마지막 잔으로 밀어도 늦지 않다. 휴무일과 브레이크 타임을 체크한다. 대구 골목 상권은 월요일 휴무가 많고, 15시에서 17시 사이 브레이크 타임이 긴 곳이 있다. 애매한 시간대면 대체지를 미리 정해둔다. 귀가 수단을 미리 정한다. 막차 시간 혹은 택시 호출이 잘 되는 지점을 알아두면 마지막 잔의 여유가 생긴다.
각 기준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전에서 효율을 크게 올린다. 대구는 지역별로 상권 성격이 달라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시간만 쓴다. 반대로,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한두 블록만 벗어나도 갑자기 공간의 질이 달라진다.
예산과 타이밍: 과소비 없이 만족하는 법
대구의 밤을 매끄럽게 보내려면 시간대별 예산 감각이 중요하다. 경험상, 둘이서 적당히 먹고 마시는 데 드는 비용은 다음 범위에 수렴한다. 1차 식사 3만5천에서 5만원, 2차 술과 간단한 안주 2만5천에서 4만원, 마지막 커피나 차 8천에서 1만2천. 합치면 6만원대 중후반에서 10만원 초반이다. 와인 병을 열거나, 프리미엄 위스키를 고르면 상단을 넘는다. 이때는 1차를 가볍게 줄이는 편이 총 만족도가 높다. 배부름과 취기가 동시에 높아지면 동선의 후반이 무너진다.
타이밍은 교통과 웨이팅의 함수다. 금요일은 19시 전후의 동성로, 20시 이후의 삼덕·범어가 혼잡하다. 반대로 수요일은 거의 모든 동선이 여유롭다. 북성로의 작은 바는 오픈 시간 직후가 제일 좋다. 바텐더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가 술의 완성도가 높다. 수성못은 일몰 30분 전이 최적. 해가 기울고 물빛이 가라앉는 순간을 보며 한 바퀴 돌면, 그날 밤의 템포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날씨와 계절: 같은 동선, 다른 표정
대구의 여름은 고열지대다. 폭염 경보가 뜨는 날은 실외 대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 답이다. 반월당 - 삼덕 루트에서는 실내 동선만 연결하고, 수성못 산책은 해가 완전히 진 뒤로 미루거나 생략한다. 에어컨 바람이 강한 매장에서 차가운 맥주를 연달아 마시면 속을 차게 만든다. 이럴 땐 따뜻한 우롱차나 속을 덥혀주는 메뉴를 사이에 끼워 넣으면 좋다.
겨울은 반대로 동선 사이 이동이 가장 큰 적이다. 북성로에서는 외투를 벗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같은 건물 내에서 1차와 2차를 연결하는 조합을 미리 찾아두자. 수성구쪽은 지하주차장 동선이 잘 나와 있으니 차를 가져간다면 이점이 있다. 다만 주류를 마실 예정이면 초반부터 대중교통을 전제로 계획하자. 대구 겨울의 건조함은 생각보다 취기를 빠르게 올린다.
봄과 가을은 선택지가 넓어진다. 수성못 테라스, 동성로 골목 야외좌석, 북성로의 작은 파사드 앞 스툴까지 야외 자리가 반짝인다. 이때는 바람 방향을 확인하고 테라스를 고르는 게 좋다. 담배 연기가 역류하는 자리는 대화를 망친다.
혼술과 동행, 각각의 포지셔닝
혼자 움직일 때와 여럿이 동행할 때의 기준은 달라야 한다. 혼술은 소리보다 바텐더와의 거리를, 좌석 간격보다 조도의 균형을 본다. 너무 어두운 바는 메뉴 선택이 어렵고, 너무 밝은 바는 혼술의 집중을 깨뜨린다. 잔술 라인업이 다양하고, 물과 얼음을 자연스럽게 리필해주는 곳이 혼자에게는 효율적이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집이 삼덕과 범어에 많다.
여럿이 움직일 때는 의자의 구조가 중요하다. 일렬 바 좌석은 두 명까지가 한계다. 세 명 이상이면 작은 라운지 좌석이나 4인 테이블을 고르자. 동성로는 테이블 회전이 빨라 한두 잔 후 자리를 옮기기 쉬운 반면, 북성로는 테이블이 적어 장시간 머무는 손님이 많다. 예약과 대체지를 세트로 준비하면 답답함이 줄어든다. 어느 동선이든 한 명은 술을 줄이고 전체 페이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맡으면 계획이 무너지지 않는다.
위생, 안전, 그리고 마무리
야식과 술이 있는 동선은 그 자체로 리스크를 내포한다. 시장 통행로에서 생물을 다루는 집을 선택할 때는 회전율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줄이 긴 집이 늘 좋은 건 아니지만, 한겨울 밤에 회전이 없는 집에서 날것을 주문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유리잔의 립 스테인, 테이블 표면의 끈적임 같은 디테일은 가게의 기본기를 드러낸다. 그런 집에서는 1잔만 마시고 이동하자.
안전 문제는 늘 조심스럽지만 명확히 말할 필요가 있다. 늦은 밤 골목에서 과음한 무리와 마주치면 피하자. 굳이 대화를 걸거나 시선을 맞출 이유가 없다. 대구의 중심 상권은 대체로 안전하지만, 어느 도시든 같은 원칙이 통한다. 귀가가 어려워 보이는 동행을 혼자 두지 말고, 호출 앱이 먹통일 때를 대비해 대로변 택시 승차지점을 미리 파악해두자.
마무리는 가볍게. 소화에 도움 되는 물 300에서 500ml를 천천히 마시고, 집에 도착하면 휴대폰을 충전해두고 바로 눕지 말고 10분 정도 몸을 풀자. 다음 날 오전의 컨디션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선택을 즐기는 태도
대구의 밤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개의 가능성이다. 반월당에서 시작해 삼덕으로 번지는 차분한 루트, 동성로의 번화를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루트, 수성못의 바람을 들이키고 범어에서 와인을 마시는 루트, 칠성의 기름과 북성로의 네온이 이어지는 루트, 동대구역에서 바로 접속하는 실용 루트까지. 그날의 체력, 동행, 날씨, 기분을 재료로 레시피를 고르면 된다.
현장에서 종종 겪는 실수는 욕심이다. 좋은 집을 많이 알고 있으면 더 넣고 싶어진다. 그런데 밤은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짧다. 세 곳이면 충분하다. 하나는 먹고,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정리한다. 이 단순한 구조가 도시의 밤을 가장 선명하게 만든다. 대구에서는 특히 그렇다. 상권의 캐릭터가 뚜렷하고, 이동 축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은 어떤 얼굴의 대구를 만날지, 첫 발을 어디로 디딜지만 정하면 된다.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